박서준 특집이라 치자. 근데 다시 보니까 지성준 장난 없네 

와...초중반 나까지 쫄았음 ㅋㅋㅋㅋ 2화에서 특히. 혜진이 벌레보듯 경멸하는 눈빛.

모스트 첫 회의에서 잡지 쫙쫙 찢으면서 직원들한테 독설 날릴 때도 

카리스마 작렬하고 겁나 무서웠음 ㅋㅋㅋㅋㅋ 그런데, 보다보면 성준이가 

모스트 사의 존폐 여부를 책임지고 있고 1위를 탈환해야 하는 리더 입장에서 

스스로 악역이 되려고 한 모습은 충분히 이해감

다만, 혜진이한테는 지나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회의에서 기습질문에 

한마디도 못하고 어버버거리는 그녀에게 공기 축내지 말고 나가라질 않나,

혜진이란 이름이 과분하다질 않나 어쩌려고 그랬냐 지성준.

최소 현태는 개차반이었어도 몽현이 사람 취급은 했는데 성준이 초반에 

혜진이 벌레만도 못하게 봄 ㅋㅋㅋㅋㅋ

그리고 좀 너무 한 게 현실은 더 할 수도 있겠지만, 애초에 편집부 직원도 아니었고

관리부에서 차출돼서 온 건데 비전공자에 대한 배려 전혀 없이 회의록 작성을

시키고 처음 실수한 거 가지고 막말하고 결과적으로 혜진이가 편집부에 걸맞게

발전하긴 했지만 좀 과한 처사였다고 봄.

그래도 그렇게 독하게 굴어서 성준이 혜진이 자신의 첫사랑이 맞다는 걸 알았을 때

더 감정이입이 됐던 것 같다. 혜진에게 얼마나 힘들었냐고 얘기할 때 혜진이가

그간 마음고생했던 일들이 떠올라서 내 마음이 다 아렸음.


-

성준이한테 된통 혼날 때 하필 구멍에 빵꾸까지 난 혜진이.

나중에 도저히 회사 못다니겠다며 퇴직서 준비하는 걸 하리가 말리자

자신이 지성준 앞에 서면 구멍난 양말이 된 것 같다고 하는데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다. 떳떳하게 보여주지 못하고 자꾸 숨게 되는 거.


◆ 시청 포인트



1. 황정음의 지붕킥 뺨치는 코믹연기

이러나 저러나 그녀는 예뻤다 인기의 일등공신은 황정음의 코믹연기 였다고 봄.

몸을 사리지 않고 얼굴 근육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망가지길 불사하는 명연기 ㅋㅋㅋ

혜진이 처지나, 성준이한테 쿠사리 먹을 때 내가 다 우울했지만 걍 걸어다니는 것

자체가 웃김 ㅋㅋㅋㅋ혜진이 하는 짓 구경만 해도 시간 잘감 ㅋㅋㅋㅋ


2. 박서준의 냉미남 캐릭터

박서준 드라마들에서 쉽사리 볼 수없는 냉미남 캐릭터다. 극도로 이성적이고

냉철하며 혜진이가 몸개그 할 때마다 충분히 웃을 법도 하건만 그마저도 박하다.

그런데 그게 싫냐고 하면 아니요 오히려 땡큐시다. 어디서 이렇게 차디찬 박서준

보겠는가. 짜증내고 화내는 모습이 겁나 섹시함 ㅋㅋㅋㅋ내가 좀 이상한건가 ㅋㅋㅋ 

현태는 몽현이한테 화내놓고도 마음이 약해서 가책을 느끼는데 

여기서는 그런 거 없음 ㅋㅋㅋㅋㅋㅋㅋ

성준이가 왜 이렇게까지 혜진이에게 예민하게 구는가 하면 그가 내뱉은 말에도

힌트가 있지만, 일단 자신의 첫사랑 혜진이와 이름이 같은 여자가 어리버리하고 

실수만 연발하는 모습이 자신의 어린시절과 오마주돼서 부정적으로 느껴졌을 수

있겠다 싶음. 혜진이는 어릴 때 그런 자신을 감싸줬지만 성준은 자신의 콤플렉스와 

같은 어린시절을 상기시키는 혜진이 모습이 탐탁치 않은 거지.

자신의 부하직원 김혜진은 그녀와 이름만 같을뿐 전혀 다른 성격이라 

저렇게 다른 사람이 같은 이름을 가지고 자신의 눈앞에서 알짱거리는 게 싫은 거고. 

그래서 일부러 짜증나서 더 못되게 군것 같음. 

성준이가 혜진이를 인식하게 된게 엘리베이터에서 그녀의 사원증에서

김혜진이라는 이름을 봤을 때부터인데, 그 시점부터 유독 혜진에게

독하게 구는게 느껴진다.



- 갑자기 그단어가 생각나네요.

총.체.적.난.국

다음. 거 맨끝.


직원들과 첫회의에서 벼르고 들어온 성준. 아이템 얘기해보라더니 다 탈락딱지

줌. 극도로 예민해져있는 상태에서 딴짓하고 있던 혜진 소환 ㅋㅋㅋㅋ



지금 내귀에만 안들려요?

-

아이템 얘기해 보라니까 혜진이가 아니 그게 저기...하고만 있자

굳이 앞에 있는 직원에게까지 물어가며 혜진이 망신주는 부편.


-말 못해요? 아니면 유치원생인가. 삐약삐약.

아님 뭐 어디가 좀 모자라요?

아니, 왜 자기 얘기를 딴사람이 하게 만드는지 궁금해서.


보다 못해 신동미씨가 관리부에서 와서 아무것도 모른다고 감싸주자

못되게 독설 날림.

드라마보면서 느끼는 건데 박서준은 손을 이용한 제스쳐를 잘 쓰는 것 같다.

그것도 군더더기 없이 적재적소에. 금뚝에서는 몽현이 도발할 때 쓰고,

그예에서는 직원들 혼낼 때 쓰고, 김비서에서는 ㅋㅋㅋㅋ 

나르시즘 뿜어낼때 쓰고 ㅋㅋ

대부분 강한 감정을 표현할 때 쓰는 것 같은데 그냥 하면 밋밋할 수도 있는 대사를

저런 제스쳐로 강하게 때려박으니까 대사가 더 귀에 쏙쏙 들어온다.

그예에서는 특히 날 선 독설들이...



나가요, 그만. 괜히 회의실 산소만 축내지 말고.



- 인터넷 몇번만 두드리면 나오는 얄팍한 정보에,

아, 길기만 하고 하품 찍찍 나오는 지루한 기사에,

2년전 기사 재탕에,

아우. 겉멋만 잔뜩 든 실속없는 기사에.


가차없이 잡지 쫙쫙 찢어버린 부편집장님.. 직원들 정신 혼미...



-혹시 언어장애 있어요?

-허...

-할 말 정리해서 다시오든가 할거면 3분안에 끝내줬음 싶은데.

내가 쓸데없는 데 시간낭비하는 걸 워낙 싫어해서.



-제가 뭐가 그렇게 맘에 안드시길래...?

-

혜진아.... 마음에 안 들만 하긴 해...

혜진이도 딱히 잘한건 없으니까 ㅋㅋㅋ




업무함량 미달인거, 프로답지 못한 거, 

제일 거슬리는 건 그런 사람 이름이 김혜진이라는 거고!

그쪽한테 너무 과분한 이름 같아서.

-

본심 나오는 성준. 혜진이 행동도 맘에 안들겠지만 유독 독하게 구는 건

하필 맘에 안드는 여자 이름이 혜진이여서겠지.



어디있든 지금 본인이 있는 팀이 자기팀인 겁니다.

거기서 함량미달이면 다닐 자격이 없는 거고, 이팀이 싫으면 나가요.

제발! 내가 얼마든지 잘라줄테니까.



성준이 첫사랑 환상 간직해주려다 자신의 환상이 깨져버린 혜진 ㅋㅋㅋㅋㅋㅋ

이후로 각성하게 된다. 그는 예전에 자신이 알던 지성준이 아니라는 걸.


3. 매력있는 조연 캐릭터들의 향연

김비서도 그렇지만 이 드라마도 시트콤적인 성향이 강하고, 모스트라는 

단체 공간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만큼 주연들 뿐 아니라 조연들 역할도 중요하다고

본다. 



-이 작품에서 조연으로 신혜선이 나오는데 나 이때 신혜선이 지금처럼 

뜰줄은 상상도 못했음 ㅋㅋㅋㅋㅋ

이 작품 전에는 오나의 귀신님에서 여리여리한 임주환 아내역으로 나왔는데

여기서는 동네방네 휘젓고 다니며 돈많은 남자 물 생각하고, 

혜진이한테 하기 싫은 거 다 시키는 촉새역할임 ㅋㅋㅋㅋ 그래도 귀여운 구석이

있어 밉지는 않은. 그러고 보면 드라마마다 이미지가 확확 달라지는 게

캐릭터 구축력이 좋은 것 같음. 


-바빠요, 지금?

-아뇨, 별로 안바쁜데요

-안 바쁘면 그 시간에 양심 좀 챙기는 게 어때요?


성준 첫 출근날 만원엘리베이터에 혜진이 타고 한설이가 맨 나중에 타는데

엘베 문이 안 닫히자 혜진이한테 눈치주는 한설.

화면만 바라보고 있던 성준이 상황파악 다 한건지 혜진이가 내리자

한설에게 한마디 하는 장면. 바쁘냐고 물으니까 첨에 설이 자기한테 관심있는

건 줄 알고 좋아하다 급 시무룩ㅋㅋㅋ

덕분에 한설이 내리고 혜진이가 다시 타게 된다.

씬과는 별개로 둘이 붙었을 때 케미가 의외로 좋은 것 같아서 로코로 한번

만났으면 싶기도 하다.


그리고 안세하 캐릭도 나무늘보 같은게 너무 웃기고 ㅋㅋㅋ 


신혁이 캐릭터 골때리는건 말할 것도 없고 ㅋㅋ

신혁이 혜진이 놀려먹는 재미로 회사 다니는듯


-미안해요~미안해요~♬ 하나 해. 기운이 없을 땐

소세지보다 이게 나을거야. 

유통기한도 하루밖에 안 지나서 뭐 큰탈은 없을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또라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데 보고 있음 기분 좋아짐

뭔가 미워할수 없는 캐릭터.



-황석정님 라라정 캐릭...솔직히 진짜 내 회사에 있다면 별로일것 같은데 

드라마에서는 감초역할 톡톡히 한듯.



-아, 신동미씨! 하늘재 살인사건 때 모자란 역으로 나왔는데 나 너무 달라서

지금 깨달았음. 여기서는 완전 똑부러지는 커리어우먼인데

와. 캐릭터 소화력 대단.



-그리고 민하리역 고준히 너무 예쁨. 커트머리 하고도 이렇게 여성스럽기 힘든데

성준이랑 데이트할때는 좀 별로였지만, 혜진에게 있어서는 최고의 친구인것 같아서 

흐뭇. 성격도 털털하고 쿨해서 좋았고. 서브같지 않은 캐릭이었다.

요새는 무작정 서브캐릭이라고 선악구도 형성해서 절대악으로만 그리는 거 

먹히지 않는 시댄거 같다. 조연이라도 각자 사연있고 인간적인 매력이 느껴져서 

전부 좋았음.



잡지사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라 얼마전 본 수수하지만 굉장해 교열걸이라는

일본드라마가 떠올랐음. 그 드라마는 로맨스적인 요소가 극도로 약하고 ㅋㅋㅋ

오히려 이시하라 사토미가 편집부에 가길 원했는데 교열부로 소속돼서

좌절하다 진정한 교열 직원으로 거듭나는 내용인데

같은 배경으로도 일드는 교열이라는 일의 특성을 중심으로 스토리를

전개해나가는 한편 역시 우리나라 드라마는 잡지사는 배경일뿐이고

기승전 로맨스다. 그런데 재미는 이쪽이 더 있네...

그래도 그예 보면서 편집부직원들이 촬영 때문에 쓴 화장품들 

재포장하고, 모델들 촬영할 때 사다리 타고 올라가서 천조가리 펄럭이고,

가루 뿌리고 하는 모습 보면서 그 화려한 잡지속에 직원 한명 한명의

이런 노고가 들어있구나 하는 생각에 녹록치 않다 싶었음...

여튼, 잡지사 배경 신선했고 우리나라도 좀 더 직업적 전문성 보여주는

드라마가 늘었으면.


4. 성준아 진짜 혜진이를 알아봐줘

정체를 숨기고 다른 사람인 척 한다는 점에서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영준이 떠올랐다. 김비서에서는 영준이가 성현오빤가 아닌가 긴가민가 하며

보는 재미가 있는 반면, 그녀는 예뻤다는 1화부터 김혜진이 둘이 되는 상황에서

성준이가 언제쯤 진짜 혜진이를 알아봐줄까 노심초사하는 재미가 있다.

개인적으론 그래서 성준이가 진짜 혜진이와 만나고 급 연인전개로 들어갔을 때

김빠지는 면이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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