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05.05 리뷰 + 캡쳐


등장인물 : 서강준 (윤하), 문소리 (정분), 이세영 (미수)


kbs 단막극.


10회 정도로 스페셜로 방송되는 단편중 가장 화제를 모은 작품.

간추려 얘기하자면, 장모와 사위의 금단의 사랑이야기다. 물론 결말은 비극이고.

언뜻 들으면 이거 막장 아니야, 싶기도 하지만 소재를 떠나 이 작품, 여운이 참 짙다.


첫 장면은,

정분의 딸과 그 딸이 사랑하는 남자와의 결혼식.

모두 행복한 표정들이다.



그런데...

장모님을 한번 꽉안아드리라는 주례의 말에, 사위가 장모를 끌어 안으며 하는 말.


˝이제..헤어지지 말아요˝


그저 사위 장모 사이겠거니 했던 두 사람의 포옹과 함께,

사위가 장모에게 속삭이는 한마디부터 충격적이었다.

이제 헤어지지 말자는 말.

둘이 대체 무슨 사이야, 하는 궁금증이 쏟아지게 만드는.



그리고 등장하는 눈물의 자살장면.

드라마는 초장부터 이 드라마의 결말이 비극임을 암시한다.



본격 과거 이야기의 시작. 거슬러 올라가자면 윤하가 고등학교 막 전학간때 부터다.

그곳에서 서로 호감을 품게된 소년과 소녀.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소년은 소녀의 가족들을 만나게 된다.



그곳에서 마주친 한사람.

그런데 내가 궁금한건 ㅋㅋㅋㅋ 윤하가 문소리씨 알아보는건 그렇다쳐도, 

문소리씨는 윤하 엄청 변해버렸는데 어케 알아봄??ㅋㅋㅋ



사실, 둘은 무슨 사인고 하니

1950년대 전쟁 직후로 또 거슬러 올라가 보면 문소리가 떡 장사를 하고 있고, 

윤하는 막걸리 장사를 하는 소년이랬다. 그러던 어느날 소년이 제 갓난 동생을

정분에게 잠시 맡기더니, 그 틈에 정분이 파는 떡을 들고 냅다 토낀거다 ㅋㅋㅋ

정분이 겨우 잡으러 가니까 너무 배가 고파서 그랬다며, 서럽게 울더라.

그러면서 배도 고프고, 어린 동생 보살필 자신도 없고, 어쩌구 하는데

정분이 "나도 그래. 나도 할줄 아는거 없어" 하니까

윤하가 "아줌마는 어른이잖아요" 그러는데

"나 어른 아냐. 어른처럼 보이겠지만 이깟 떡도 팔 줄 모르는데 그게 무슨 어른이냐" 

울면서 막 그런다.


윤하가 어린 애지만 그때 정분에 대해서 이해를 해버린것 같았음.

아, 이 사람은 어른이지만 아직도 아이같고 여린구석이 많구나 하는걸.



'나는 이미 단순한 어린 소년이 아니라 사랑에 빠진 남자였다.

나는 그날부터 나의 열정이 시작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바로 그날부터 나의 고통도 시작되었다고 덧붙여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본격적인 사랑의 시작.

자신의 마음을 첫사랑이라는 책과 함께 표현하는 소년

이 구절이 그냥 너무 좋앗다.. 열정이 시작된 동시에

고통도 시작되었다는 말.


그러나.....

딸마저 윤하를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버린 정분은

소년의 마음을 받아들일 수 없어 어쩔수없이 그를 떠나버린다.



'어디계세요?

저만 이렇게 남겨두고..'

그녀가 떠나버린 집에서 윤하는 또 한번 그녀와 헤어졌던 과거의

자신을 떠올린다.


그리고 다시 재회하는 두사람.


but...그는 이미 딸의 연인인 채로



사실 이때 정분은 혹시, 자기 딸만 좋아하는 거라면 그냥 접으라고


말을 하는데 윤하는 딸을 사랑한다고 말해버린다.


그러니까 갑툭튀해서 왜 그런 얘길 내 앞에선 안하고 엄마한테 하냐며 뭐라 하던 미수.


결국 저건 진심이 아니란 얘기. 단순히 정분 옆에 있기 위한 거짓말일뿐.


그렇게라도 윤하는 그녀 옆에 있고 싶은거다. 자신이 그녀의 사위가 되던 뭐든.


정분에겐 세상 순정남이지만, 미수에게는 세상 나쁜놈이다.



둘이 소풍갔는데 사과바구니가 놓여 있는 걸 보면 아담과 이브의 사과처럼

금단의 사랑을 상징하는 것 같다.



결혼 후 둘의 관계를 알아버린 미수...

비극의 시작 스타트.



그러던 중 불똥은 엉뚱한데서 튄다

윤하가 정분에게 위험하니까 여자들끼리만 사는 집에서 갖고 있으라고 준 총인데, 

전쟁통에 자신의 딸을 잃은것에 미친 정분의 동생은 모든 것이 


언니 탓이라 원망하며 순간적으로 자기도 모르게 총을 쏴버리게 되는데..




나는 원래부터 엄마도, 남편도 없었다.

다만 엄마의 모습을 한 소녀와, 남편의 모습을 한

소년이 있었을 뿐이다.

그들은 또래에 맞게 사랑이라는 불장난을 했다.

난 그들의 사랑에 침을 뱉는다.

그리고 난, 어른이 됐다.


(+)

둘의 사랑이야기를 결론 지어주는 나레이션이었다.

문소리도 정말, 중년의 여성이지만 참 소녀같은 연기를 섬세하게

잘 표현해냈고, 서강준도 남자와 소년의 경계에 있는 아슬아슬함을

잘 표현한 것 같다.

그리고 어른들은 둘의 이런 사랑에 침을 뱉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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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보면 참 그사세 사랑의 진수를 보여주는 것 같은 주인공들..

이제와 보니 미수에 몰입되네.. 미수는 무슨 죄니. 그냥 좋아하는 남자 만나

결혼한 것 뿐인데..다른 여자도 아니고 자기 엄마랑 사랑에 빠지다니.

정말 개막장 스토린데, 주인공들 입장에서 보면 윤하도 부모 잃고

전쟁 통에 정분을 만났고, 정분도 남편 잃고 기댈 곳 없는 상황에서

남편처럼 따뜻하게 자신을 위로하고, 의지하게 만드는 윤하에게 마음이

가는 게 이해도 감. 서로의 외롭고 쓸쓸한 부분을 채워주는 상대였지 않나 싶네.


PS. 요즘은 단막극도 잘 안하는 것 같고..이런 감성적인 작품 또 나왔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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