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의도

이 드라마는 살인사건에 휘말린 검사, 황시목의 이야기다.

처음엔 검찰 조직 내부의 비리에서 촉발된 것으로 보였던 사건은 

범인의 의도도, 향방도 알 수 없는 미궁에 빠진다.


검사 시목은 감정을 잃어버리고

오직 이성으로만 세상을 보는 차가운 영혼으로,

법을 지키라고 만든 검찰이

법을 가장 많이 어기는 아이러니를 매일 목도한 인물. 

이 아이러니를 끝내고자 했던 시목에게

첫 번째 주검은 그야말로 터닝포인트였다.

누군가 비리를 덮기 위해 살인을 했다면,

살인범을 잡는 게 곧 비리를 밝히는 일.


하지만 판을 뒤엎을 터닝포인트로 여겼던 첫 번째 죽음을 지나 

두 번째 살인이 이어지자 시목의 심리에도 변화가 일어난다.

막아야한다. 잡아야한다. 

문제는 희생자가 늘어날수록

주변 인물 모두가 살인동기를 가진 용의자로

차례차례, 부각된다는 것. 

범인은 누구일까, 검찰 내부의 적일까? 

그를 노린 외부 누군가의 복수일까? 

아니면 피에 굶주린 미치광이의 소행?

혼란과 첩첩의 용의자를 뚫고 시목은 어떻게 범인을 잡을 것인가?



황시목 (35세. 서부지검 형사3부 검사) 

오직 이성으로만 세상을 보는 감정을 잃은 검사.

"감정에 구애 없는 성문법이 내 삶의 가이드라인이야."


시목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검사다. 감정을 전혀 못 느끼는 건 아니지만 남보다 훨씬 옅고 흐린 탓에 무감동 무감정으로 일관하다보니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인간이란 소릴 자주 듣고 인간관계도 메마르기 그지없다. 하지만 그 능력만은 누구나 인정하는 유능한 검사인데. 

시목이 검사가 된 것은 이것이야말로 나의 천직이다! 판단했기 때문이다. 예술가도 운동선수도, 아이들을 사랑으로 대해야하는 선생님도 될 수 없었던 그에겐, 잃어버린 감정 대신 명문화된 법 같은, 삶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했다.

누군가에겐 사랑하는 연인, 피를 나눈 가족이 있겠지만 14살 이후 사랑도 할 수 없는 시목은 본능적으로 결핍을 채우려 했고, 따르고 지키기만 하면 되는 법이라는 가이드라인을 찾은 것이다. 그러니 이성을 앞세워 법을 수호하는 검찰직이야말로 그에겐 최상이자 최적이었다. 하지만 몸소 겪은 검찰 집단이란...

법을 가장 많이 어기는 게 검사들이 아닐까 싶을 정도의 현실을 목도한 시목은, 초보 검사 시절엔 원리원칙대로 간부, 동료를 막론하고 위법 실태를 고발했다. 하지만 고발된 이들은 어떻게든 빠져나가 살아남았고, 내부고발자인 시목에게 남은 건 한직으로의 좌천, 최악의 인사고과와 왕따의 기억 뿐. 

시목은 점차 비리에 침묵해져갔다. 조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무 소용 없기 때문이다. 분노나 절망 때문이 아니었다. 시스템을 완전히 뒤엎기 전엔 개혁이 불가능하다는 판단, 진단 때문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검찰간부들에게 전방위적 뇌물을 뿌려대고 협박하던 사업가가 죽었다. 시목은 이 죽음이, 판을 갈아엎을 터닝포인트가 될 것임을 직감했다. 죽음의 배후가 누구냐에 따라. 그래서 더욱 살인범 검거에 매달렸는데, 이것이 시목의 인생을 완전히 뒤흔들 전환점이 될 줄은 그땐 몰랐다.



한여진 (30세. 용산경찰서 강력계 경위)

타협 제로에 무대포지만 따뜻한 심성의 경찰

“경찰 존심이 있지. 난 타협 안 해요!”

100: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경찰대학 출신. 한 해 12명~16명 정도의 여경만을 선발하는 바늘구멍을 재수 끝에 통과했다. 졸업 후 절차대로 2년여의 파출소 근무를 거쳐 용산경찰서 교통계에서 다시 2년 정도 근무하다가 올해 강력계에 옮겨온 지 2개월 정도 된 중고신참이다. 

교통계에서도 열심히 근무했지만 나쁜 놈 때려잡는 경찰이 되길 늘 열망했으므로 강력계를 지원한다. 여경이 드문 강력계 특성상 남자 형사들의 텃세를 각오하고 배우겠다는 자세로 대한 결과, 나이는 열 살 이상 훌쩍 많은데 그녀보다 직위는 낮은 베테랑 형사들이 드글드글한 강력반에서 이제 겨우 두 달이지만 실력도 인성도 인정받고 있다. 

살인사건이 일어났을 때 제일 먼저 현장에 출동하면서 서부지검 형사부 검사 시목과 처음으로 조우한 뒤 사건의 중심에 있는 시목과 공조해나가면서 시목이 조금씩 믿고 신뢰하는 수사 파트너 같은 존재가 된다.

힘든 일 많이 겪고 세상의 어두운 면 추한 면을 많이 보지만 긍정적이고 따뜻한 심성의 소유자다. 더러운 세상에 절망하고 불평할 시간에 나부터 나아지고 좋은 사람이 되면 세상은 결국 좋은 사람으로 가득 찰 거란 신념이 있다.




이창준 (40대 중반. 서부지검 차장검사)

법조계를 장악한 뛰어나 처세술의 차장검사.

"공직자는 너무 더러워도, 너무 깨끗할 필요도 없어!"

서부지검 차장 검사. 검사장에 이어 서부지검의 2인자이자 실세다. 서부지검의 인간관계를 장악, 편의에 따라 주무르는 인물. 후배 서검사를 오른팔로 부리는 동시에 제거하려 한다. 차장 비밀을 너무 속속들이 아는 서검사를 오래 두면 언젠가 화근이 될 것이기 때문.

검사로서 능력과 통찰력은 시목 못지않은 인물. 처세술은 압도적으로 윗수. 인간성과는 별개로 시목의 능력을 높이 평가해주는 상관이었지만, 살인 사건 후부터는 시목과 첨예하게 대립하는 인물. 시목을 이용하기도 하고, 띄워주는 것 같으면서 위험에 빠뜨리기도 하는, 속을 알 수 없는 인물이다.




서동재 (40대 초반. 형사 3부 검사) 

열등감과 자격지심으로 똘똘 뭉친 비리검사.

"붙어서 살 수 있다면, 내 간이라도 떼어주지!"

모델 뺨치는 장신의 미남. 재벌 2세 같은 외모와 달리 바닥서부터 헤쳐 올라온 인물. 개천에서 용 난 케이스 갈수록 줄어드는 세상에서 제 배경에 자격지심이 많다. 전액장학금 받고 지방대 법대 진학 후 악착같이 노력해서 사시에 합격했는데 S대 출신이 장악한 검찰청에서 살아남으려 발버둥 치다 안 좋을 쪽으로 빠지게 된다.

학연도 지연도 없는 지라 어차피 어느 정도 이상의 진급을 기대할 수 없다는 현직에 있을 때 많이 벌어두자는 생각에 피의자들로부터 적극적으로 뒷돈을 챙긴다. 

8년 전 시목이 햇병아리 수습이었을 때 동재가 수석검사였는데, 그때도 좋지 않았던 사이가 지금은 더 벌어졌다. 늘 무표정하고 야단을 쳐도 노여워도 않고 빤히 쳐다보는 시목이 자길 지방대 출신이라고 무시하는 것 같았던 데다, 본인의 실수를 초보 수습이었던 시목에게 뒤집어 씌우려다 가차 없이 폭로당한 걸 아직도 잊지 않고 있다.






영은수 (20대 중반. 형사 3부 검사) 
명문가 출신의 자존심 세고 도도한 수습 검사.

"이 날만을 기다렸어요. 내가 왜 검사가 됐는데요!"

시목 방에 배치된 수습검사. 나름 명문가 출신으로 도도하고 자존심 세다. 하지만 아직은 수습인지라 도도한 것과는 별개로 배울 게 많은 것이 당연한데, 그걸 인정 못 하고 어떻게든 능력을 펼치고 싶어 하는 조급함이 엿보인다.

차장의 모함에 걸려들어 법무부장관에서 물러난 이가 바로 은수의 아버지다. 청렴결백하던 아버지는 하루아침에 범죄자가 되어 후배 검사들에게 끌려 다니며 조사받은 충격을 아직도 극복 못해 알코올 의존증이 되었다. 

그런 사람의 딸이 철천지원수 같은 차장 밑에서 일하게 된 것인데. 정작 차장은 일체의 아는 척도 없어 은수가 뉘 딸인지 모르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 미안하거나 껄끄럽거나 심지어 불편해하는 기색조차 없다. 은수 역시 입 꼭 다물고 다 잊은 척 일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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