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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리] 좋아하는 부분 (네이버) - 취향은 취향일뿐
최근에 가장 빠져든 웹툰은 좋아하는 부분이라는 네이버 웹툰.
매번 인기순위에 올라있는 건 봤었는데 썸네일때문일까 먹는 테마의
일상툰일거라 예상하고 그동안 안봤다가 훅 빠져든 작품.
이렇게 재밌는 걸 왜 내가 그동안 안봤지? 단숨에 쿠키까지 결제해서 시즌1까지
다 감상했고, 시즌2는 10월 달에 나온단다 ㅠㅠ 이렇게 웹툰 기다려지는 건 처음.
목빠지겠다. 차라리 돈 얼마든지 낼 테니 완결까지 계속 볼 수 있었으면.
일단, 이 작품은 주인공들도 그렇고 전개도 그렇고 예상치 못하게 굉장히
신박하게 돌아간다. 일단, 뚱뚱하고 못생긴 여주인공이 등장했을 때
대개 뻔한 레퍼토리가 있게 마련이다.
뭐 살을 빼고 외모를 가꿔서 미녀로 거듭난다거나 하는.
그런데 이 작품은 전혀 그런 식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줄거리를 설명하자면 뚱뚱하고 못생긴 여주인공 소우주에게는 남모를 비밀스런
취향이 있었는데... 잘생긴 남자만 보면 정신줄을 놓는 진성 얼빠였던 것이다!!
사실 우리는 얼굴을 보고 좋아하는 걸 무슨 엄청난 죄인 것 마냥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작품은 잘생긴 게 취향인 여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워
사람을 얼굴 보고 좋아하는 것도 취향이고, 좋아하는 부분일 뿐이라고 얘기하는
아주 혁신적인 작품이다.
우주는 대학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원래 좋아하는 사람이 전혀 없었는데
대학교에서 오선재라는 과 동기를 알게 되면서 그의 스위트한 얼굴에
빠져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짝사랑을 시작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선재는 교대 입학을 이유로 자퇴를 하게 되고 우주는
자신의 존재도 모르는 짝사랑의 부재에 큰 실의에 빠진다.
그러나, 그녀의 유일한 친구가 그녀를 토익 동아리에 데려가게 되면서
그녀는 선재 따위는 순식간에 잊어버리고 또 다른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그런데 문제는 우주를 두번째 사랑에 빠지게 한 민우오빠가 입만 열면 욕지거리에
술먹고 여자끼고 노는 거 좋아하는 인성 개쓰레기인 인간이라는 것.
하지만 우주는 그에 아랑곳않고 그저 그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오히려 선재때처럼 허무하게 민우오빠를 놓치고 싶지 않아 그에게 더욱 집착하게 된다.
토익동아리로 함께 술도 마시게 되면서 우주는 취해있는 민우오빠를 집으로
데려오게 되는데. 잠에서 깨어난 그에게 우주는 고시공부하는 동안
자신이 뒷바라지 해줄 테니 사귀자며 제안을 한다.
그런데 이 인간이 뭘 해줄 수 있냐며 그 제안을 수락하며 우주의 인생은 나락으로 빠진다.
그렇게 말만 한집에 사는 것뿐이지 민우는 다른여자 만나느라 허다하게 외박하고
우주는 민우 먹여 살린다고 알바를 두탕 세탕씩 뛰는 나날이 2년이나 지속된다.
누가 봐도 양쪽 다 정상이 아닌 기이한 관계.
그러다 적반하장으로 마침 우주도 그의 외도에 지쳐 헤어지자고 말하려던 날
민우가 이별통보를 해오는데...
문제는 매일 추리닝 바람에 부시시한 머리로 나타나던 그가 수트차림에
머리도 넘기고 세상 근사한 모습으로 나타나면서 우주의 다짐을
전부 흐뜨려 놓았다는 것. 우주는 그런 민우에게 꼴사납게 다시 매달리는데...
민우가 우주를 뿌리치는 과정에서 우주의 안경이 날아가고 얼굴엔 생채기가 생긴다.
사람들이 다 보는 카페안에서 버림받는 우주에게 누군가 떨어진 안경을 주워주며
다가온다. 그가 바로 강한별, 그렇다. 이 작품의 남주인공인 것이다.
심지어 우주보다 세살 연하인.
그런데 이 남자..우주가 여태까지 만나온 남자와 다르다.
진심으로 자신의 얘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고 위로해준다.
민우로 실의에 빠질 뻔한 우주를 매일 같이 불러내 함께 무언갈 자꾸 먹자고 한다.
비오는 날은 우산을 들고 정류장에서 자신을 기다려주기까지 하는 남자.
우주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는 왜 자신을 좋아하는 것일까?
그러다 우연히 그의 전 여친을 만나면서 그가 뚱뚱한 여자를 좋아하는
취향을 가졌다는걸 알게 된다. 그로 인해 한별을 밀어내는 우주.
그러던 중 민우의 번호로 전화를 받은 우주는 간호사에게서 그가 머리를 다쳐
병원에 입원해 있으니 수술비를 가져와 달라는 연락을 받는다.
그 소리를 듣자마자 앞뒤 잴것없이 atm기로 달려가는 우주.
그런 우주를 뜯어 말리는 한별. 잘생긴 남자에 눈이 멀어 또 호구짓 하려는
우주가 답답해 급기야 넌 내가 뚱뚱해서 싫은 거 아니냐며 이제 니 맘대로 하라며
돌아서버린다. 그렇게 그는 우주의 인생에서 나가버린다.
사실 나도 한별이 처음에 나왔을 때 이 웹툰은 일부러 신선하게
뚱뚱한 남여를 주인공으로 하려는 건가? 하고 좀 실망하기도 했었다.
이왕이면 남자주인공은 잘생겨야 한다는 편견에 사로잡혀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한별이는 달랐다. 뚱뚱하고 얼굴에도 살집이 두둑하지만 우주에게 무심하게
툭툭 내뱉는 말들이 주옥같고, 티내거나 생색내지 않으면서 우주를 다정하게
챙겨준다. 다정하고, 자상하고, 유머러스하고, 엇나가려는 그녀를 바로 잡아주고
그냥 너라서 다 좋다고 말하는 사람. 이런 사람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렇게 좋은 사람을 그런 개쓰레기에게 눈이 멀어 놓쳐버린 우주가 답답하고
원망스러울 지경이었다. 솔직히 나는 지금까지도 뚱뚱했던 때의 한별이가 더 좋다.
그냥 우주를 조건없이 좋아해주고 아껴주는 그 마음이 너무 따뜻하달까.
그렇게 우주는 한별이가 뜯어말리는 것도 뿌리치고 민우를 만나러 가게 되고 역시나
그곳엔 민우에 옆에 낯선여자도 함께였다. 모든게 민우의 계략임을 알게 된 우주는
부탁이니까 이 돈 받고 제발 더이상 자신에게 연락하지 말아달라고 애원하는데
싫은데?라고 대답하는 민우에게 열이받아 홧김에 우주는 자신이 가져온 돈들을
도로위에 내던져버린다.
그리고 1년 뒤.
한별이는 못 알아볼 정도로 달라진 모습으로 등장.
사귀던 여자의 외도현장을 목격하고 착잡한 마음에 트레이닝장에서 알게 된
철호형과 술을 마시기로 한 자리에서 한별은 우주와 재회하게 된다.
그런데 이 여자, 의도가 무얼까? 뚱뚱하고 잘생기지 않다는 이유로 자신을
차놓고, 키도 작고 머리도 벗겨진 철호를 만나는 저의는 무엇일까?
이 여자, 얼굴 밝히는 성향을 완전히 버린 줄 알았더니
웬걸. 일부러 잘생긴 걸 안보려고 시력을 포기한거였다.
안경을 끼자마자 한별이 얼굴에 볼이 붉어지는 우주.
한별은 우주가 자신에게 1년전 일로 미안해 하고 있고,
스스로의 고약한 취향을 버리기 위해 철호와 만나며 무던히 노력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그런데 운명의 장난일까? 우주가 그렇게나 노력하며 제대로 만나보려는
남자가 이번에도 개쓰레기였던 것이다.
철호에게 잘 보이려 추운날씨에 외투도 없이 안입던 치마까지 입고
한껏 꾸미고 나온 우주 모습에 그녀가 안쓰러워 한별은 눈물까지 흘린다.
철호를 퇴치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은 서서히 예전과 같은 관계를 회복해나간다.
그럴수록 둘은 스스로의 취향을 인정할수밖에 없게 된다.
우주는 여전히 남자 얼굴 밝히는 취향을 버리지 못했고,
한별 역시 마른 것에 대한 공포증을 버리지 못했던 것.
더불어 그에게는 고등학교 여친과 얽혀 뚱뚱한 여자 페티쉬 있다는 둥의
소문으로 트라우마까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보는 독자 입장으로는 우주는 잘생긴 남자를 좋아하고,
한별은 살집있는 여자를 좋아하니 지금이야말로 둘이 맺어질
운명의 적기가 아닐까 싶기는 한데...아직 본인들이 취향을
취향으로 인정하지 못하고 트라우마가 된 상황에서는
아마도 어렵겠지. 심지어 1년 전에도 둘은 그 '취향'으로 인해 이별해야 했으니까.
그런데....그렇게 예전처럼 친구인듯 연인인듯 지내오던 두 사람에게 또 한번의
파장이 일고 만다. 바로 우주의 눈앞에 민우오빠, 그 개자식이 또 등장하고 만 것이다.
최근의 기억을 전부 잃고 다른 사람이 되어 나타난 민우오빠.
그는 정말로 기억을 잃은 것일까? 아니면 기억을 잃은 척 하는 것일까?
다시 나타난 민우로 인해 또 한번 일상이 뒤흔들리는 우주와 그런 우주가
또 상처받을까 겁이나는 한별.
과연 이 세사람의 관계는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까?
+ 이 웹툰은 여러가지로 내 인생웹툰이 될것 같다. 무심코 보게 된 웹툰이 이렇게나
내마음에 들어올 줄 몰랐다. 소우주, 강한별, 그리고 민우오빠까지.
완결이 나더라도 한동안 잊기 힘들만큼 여운이 남을 것 같다.
벌써 완결 생각에 서운해질 정도.
일단 주인공은 꼭 완벽해야 한다는 편견을 산산히 깨부셔준 작품이다.
이 웹툰에도 여주인공이 뚱뚱하고 꾸미는 것에 관심이 없다 보니
은근슬쩍 우주 살빼고 예뻐지면 좋을 것 같다는 댓글이 꽤 많이 달린다.
스피릿 핑거스 웹툰도 재밌게 봤는데 그 작품도 평범한 외모의 여주인공이
등장하는 터라 지금은 완결이 났지만 연재 기간동안 비슷한 댓글이 난무했다.
왜 주인공들은 꼭 날씬하고 예뻐야만 하는걸까? 웹툰이든 드라마든 영화든 죄다
현실을 반영하는 창작물이고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허다한데도 말이다.
단순히 대리만족이라는 허울로 그동안 완벽하고 잘난 주인공들만 봐오느라
나도 같잖은 편견이 생겼던 것 같다. 주인공들은 잘생기고 예뻐야 해, 하고.
그런데 민우오빠에게 소름끼칠정도로 집착하고 돈으로 그의 껍데기라도
붙잡으려던 때의 우주는 사실 정상이 아닌 것 같아 답답하고 한심하기만 했는데,
한별이와 재회후 자신의 취향을 나쁜 것이라 생각하며 극복하려 노력하고
과거에 한별이에게 했던 행동을 후회하고 반성하는 우주를 보니까 안쓰럽기도 하고
순탄치못한 그녀 인생을 점점 응원하게 돼 버렸다.
이제는 그녀가 살을 빼거나 예뻐지면 오히려 서운할 것 같고 지금의 그 모습 그대로
그냥 사랑스러워보인다. 명문대생에 머리도 좋고, 생활력도 강하고 적어도 자신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후회하며 반성하는 그녀가 말이다.
사실 인간이라고 하는게 꼭 올바른 선택과 행동만 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
멍청하고 한심한 짓을 했더라도 그건 소우주라는 사람의 과거일 뿐이고 지금 그녀가
자신의 과거를 후회하고 잘 살아보려 노력한다는 것.
그것만으로 그녀는 좋은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을 이유가 충분하다고 본다.
불완전하지만 완전하려 노력하는 모습이 사실 가장 인간답고 아름다운 것 아닐까.
그리고 남주인공 한별이는 나의 빛나는 세계 남주인공 이후로 인생 남주 될 것 같다.
둘다 성격이 진짜 내 이상형. 특히 한별이는 사람을 외모로 평가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봐주는 사람이라 이런 사람이 실존할지는 모르겠다만 ㅋ
비현실적이면서도 너무 멋있는 것 같다. 그리고 동정이 아니라 진심으로 우주가
상처받을 것이 마음이 아파 울어주는 모습이 너무 감동적이었다.
이런 남자가 어딨냐고.
그리고 한별이가 뚱뚱한 여자를 좋아하는 취향도, 그게 왜 욕먹고 손가락질 받아야
할 이유인지 모르겠다. 날씬한 여자를 좋아하는 건 이해하면서 왜 뚱뚱한 사람
좋아하면 페티쉬라 그러고 변태같이 보는걸까? 사람에겐 이런저런 취향이 있는건데
그리고 민우의 경우는 천하의 나쁜놈이긴 한데 상징적으로 남자를 얼굴만 보고
사귀면 어떻게 되는지 알려주는 사례라고 본다. ㅋㅋ
우주를 봤을 때는 잘생긴거 좋아하는건 나쁜 게 아니고 취향일 뿐이야 싶지만
민우를 봤을 때는 잘생긴 건 대단한 게 아니고 그 사람의 특징일 뿐이야 싶어진다.
사실 은근히 자기 얼굴 잘생긴거 믿고 사람 마음 이용해먹고, 쉽게 살려는 남자들도
꽤 많은데 민우처럼 살면 어떻게 되는지 앞으로의 전개가 보여줬음 좋겠다.
물론 잘생긴 남자들이 다 그렇다는 얘기는 아니다. 일부 사람들의 얘기겠지만
얼굴 좀 잘생긴걸 무슨 권력마냥 여기는 사람들이 있어서 하는 얘기다.
여튼 한별이와 우주 두 사람이 부디 자신들의 취향을 취향으로 인정하고,
상대의 좋아하는 부분으로 인정할 날이 왔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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